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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트렌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관객 몰입형 공연 3 (푸에르자 부르타, 댄 쉬 펠, 슬립 노 모어)

19.07.18 15:29

전통적인 무대와 객석의 개념을 허물고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가
공연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건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공연을 감상하고,
원하는 배역에 맞춰 스토리를 완성해가는 관객 몰입형 공연 3.



뛰고 달리는 열광의 무대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


전 세계 36개국 63개 도시의 관객
총 650만 명이 관람한 퍼포먼스.
200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초연한 후
뉴욕, 런던, 도쿄 등 전 세계에서 10년 이상 공연 중이다.
‘푸에르자 부르타Fuerza Bruta’는
스페인어로 ‘잔혹의 힘’이라는 뜻.
도시 속 빌딩 숲에서 매일을 사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프로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장면들을 선보인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신개념 공연
<데 라 과르다De la Guarda>를 통해
혁신적인 연출가로 이름을 알린 디키 제임스Diqui James는
이 공연에서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벽, 천장 등 공연장의 모든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펼친다.
관객들은 무대 중앙에서 시작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공연을 관람하는데,
천장에서 내려오는 수조,
중앙을 가로지르는 러닝 머신 등을 즐길 수 있다.
배우가 내려치는 소품을 머리에 맞고,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몸을 내던지는 순간
관객은 공연의 일부가 된다.
2013년 국내 첫 내한 이후 2018년 재공연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푸에르자 부르 타 웨이라 인 서울>은
올해 몇 가지 주요 장면을 더 화려하게 재단장해
잠실종합운 동장 FB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댄서 겸 배우 파트리시오 사우크Patricio Sauc는
“관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조명과 음악, 특수 효과 등에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공연은 8월 4일까지.
fuerzabrutaglobal.com





안무와 퍼포먼스로 관객 참여를 유도하다
<댄 쉬 펠>


뉴욕에서 오랫동안 관객 참여형 공연을 제작한
서드 레일 프로젝트Third Rail Projects의 대표작.
안무가 겸 연출가 인 잭 모리슨, 톰 피어슨, 제닌 윌릿이
의기투합해 2008년 현대무용 공연
<배니싱 포인트Vanishing Point>를 선보이며 시작된 단체로,
무용, 퍼포먼스, 설치미술 등을 뒤섞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감각이 남다르다.
<댄 쉬 펠Then She Fell>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프로 한 공연.
2012년 개막해 지금까지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정신병원이었던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탈바꿈한 공연장에는
매회 12명의 관객만 입장해 이동하며 관람한다.
관객이 자유롭게 찾아다니며 공연을 즐기는
<슬립 노 모어>와 달리 시작과 끝이 명확히 정해져 있고
배우의 에스코트가 뒤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별로 장면을 보는 순서는 각각 다르지만
결국은 모든 장면을 다 보게 돼
전체 스토리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앨리스와 작가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를 폭넓게 아우르는 작품은
선과 악, 어둠과 밝음, 순수와 욕망 등 상반되는 이미지를
표정과 안무, 퍼포먼스를 통해 두루펼쳐 보인다.
thenshefell.com



100개의 객실을 드나들며 감상하는 연극
<슬립 노 모어>


뉴욕 첼시에 위치한 매키트릭 호텔에서는
매일 저녁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흰 가면을 쓰고 호텔에 입장한 관객은 3시간 동안
5개 층에 마련된 100개 객실을
자유롭게 누비며 공연을 관람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25명은 호텔 곳곳에 흩어진 채
각자의 배역을 충실히 연기하는데,
관객이 직접 누구를 따라갈지 선택해
공연장을 누비며 스스로 이야기 퍼즐을 맞춰나가야 한다.
운이 좋으면 배우 손에 이끌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간에 들어가거나,
누구도 보지 못한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정해진 객석도, 짜인 동선도, 배우들의 대사도 없는
이 작품의 정체는 2011년부터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
이머시브 시어터의 트렌드를 선도한 작품으로,
2003년 영국 실험 극단 펀치드렁크Punchdrunk가
런던에서 초연한 후
2009년 미국 보스턴 근교의 낡은 학교에서 공연했고,
호평에 힘입어 2011년 뉴욕에 입성했다.
현재 공연을 펼치고 있는 매키트릭 호텔 건물은
1939년에 지어진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운영이 중단된 후 창고로 방치됐다가
<슬립 노모어>를 위한 전용 공연장으로 재탄생했다.

셰익스피어의 <맥배스>를 원작으로 하면서도
전통적인 플롯을 조각낸 작품은 배역에 따라
이야기의 시작점이 각기 다르다.
같은 공연을 관람해도 관객에 따라
본 장면과 경험하는 내용이 모두 제각각인 이유다.
예술감독 펠릭스 배럿Felix Barrett은
과거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맥베스와 히치콕의 필름 누아르를
3개의 창고 건물에 옮겨놓은 작품”이라 정의하며
“전통적인 연극 방식은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고,
관객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든다.
관객을 안락한 객석에서 일어나게 해 어떤 내러티브를 따를지
직접 정할 수 있는 세계로 이끌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mckittrickhotel.com


글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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