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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포토그래피 스폿 (서점, 갤러리, 책방, 사진관 등)

    2019.07.11 15:53

    몇 해 전부터 일어난 바람이 있다.
    소규모 출판의 약진, 큐레이션 서점의 등장,
    레트로의 열기 등이 그것이다.
    이 조류는 사진 문화에도 어김없이 불어 들었다.
    애틋함이 묻어나는 아날로그 사진에 감동하고,
    작동은 되는 건가 싶은 낡은 수동 카메라를 기어코 산다.
    필름 공장은 문을 닫는다는데
    필름 사진 현상소가 속속 생겨나며,
    사진책을 전문으로 큐레이션하는 책방 주인들은 손님에게
    이 책, 저 책 설명하느라 분주하다.
    한편 소규모 사진 출판사들은 사진의 맥락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오브제와도 같은 책을 펴낸다.
    고양이도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는 시대, 사진의 다시 보기가 시작된다.


    사진 출판의 방주, 다크룸

    <바버라 보스워스Barbara Bosworth의 <반딧불 Fireflies>.
    스크롤 북 형식으로 디자인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페이지가 공간성을 강조한다.

    이윤진의 <정물Still Life>.
    실내 공간을 정물화로 접근하는 이윤진의 사진은
    3차원의 공간과 2차원의 평면을 실험한다.

    조성연의 <지고 맺다Arraning Life>.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모습을 심미적으로 기록했다.
    이현노의 <풀, 김수영>.
    시인 김수영의 시 ‘풀’을 타이포그래피로 재구성한 것으로,
    책을 펼쳤을 때 풀이 ‘눕고 일어나는’ 형상을 만들었다.
     핸드메이드 북을 만드는 도구>

    문화 시설이 척박한 강변역 근처 한 오피스 상가 건물 지하에
    예리한 감각과 취향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곳이 있다.
    사진에 관한 거의 모든 접점을 잇는 다크룸D.arkRoom이다.
    완성도 높은 사진책을 출판하는 닻프레스가 운영하는 이곳은
    캘리포니아, 뉴욕 등 북미의 아트 북 페어에서 정기적으로
    셀렉트한 사진집 100여 권을 판매하는 서점이자
    사진사적으로 중요한 1000여 권의 책을
    열람할 수 있는 카페다.
    특히 순수 예술의 맥락에서 바라본
    심미적이고 실험적인 이미지를 담은 책들을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북 토크 워크숍 등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다크룸은 이외에도 전시 공간 ‘닻미술관’,
    소규모 핸드메이드 북 제작공방 ‘닻북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사진에 관한 폭넓은 콘텐츠를 아우르는
    사진의 방주다.




    다크룸(대표 주상연)
    주소 광진구 구의3동 아차산로 471 지하 1층
    인스타그램 d.ark.room
    운영 시간 10:00~18:00(일요일·월요일 휴무)



    영원한 사진 한 판, 등대사진관

    <강한 대비와 자연스러운 얼룩이 매력인 습판 사진.
    습판 사진용 초대형 카메라와 필름 홀더.
     이베이에서 구한 습판 사진으로
    140여 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이미지가 특징이다.>


    이촌동 높은 건물들 사이에
    시간이 비켜 간 듯한 낯선 거리가 있다.
    오래된 쌀집, 방앗간, 백반집이 즐비하고
    철도 건널목에서는 종소리가 울리는 일명 ‘땡땡 거리’다.
    그 길에 19세기 사진 기법인 습판 사진으로
    사진을 찍는 등대사진관이 있다.
    습판은 국내에는 사례도, 자료도 찾기 어려웠던 기법이다.
    등대사진관 대표 이창주, 이규열은 안정적인 사진 기술을 위해
    약품을 연구하고 조명과 카메라, 렌즈 등 모든 과정을
    구글과 유튜브로 익혀 국내 최초로 습판 사진관을 열었다.
    대형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은을 입힌 감광판에
    상이 인화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게 이곳의 묘미다.
    결과물은 단연 특별하다.
    강한 대비를 이루는 흑백 이미지에
    자연스럽게 생긴 얼룩이 사진의 매력을 더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단 한 판의 사진이다.
    단, 19세기 사진 기술에 후보정은 없다.



    등대사진관(대표 이창주·이규열)
    주소 용산구 한강로3가 이촌로29길 29 lighthousetintype.com
    운영 시간 예약 방문



    한 점 오브제로서의 사진집, 피스

    <김선영의 <스키마Schema>.
    스키마란 기억 속 지식의 체계를 뜻한다.
    사각 기둥 형태의 사진이 연속적으로 실린 사진집은
    켜켜이 쌓인 기억의 구조를 형상화한 것이다.
    알마 하서Alma Haser의 <Cosmic Surgery>.
    책을 펼치면 얼굴을 접어
    왜곡된 초상이 만들어지는 팝업북이다.

    수지의 <포이에시스Poiesis>.
    그리움, 추억 등의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피스Piece는 사진 전문 출판사이자 동시대 예술 사진책과
    오리지널 프린트를 판매하는 곳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프린트하고 제본한 책보다는
    작품의 맥락에 맞게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사진책을 선호한다.
    따라서 여기에 모인 책은 디자인이 강조되고
    실험적인 형태가 두드러진 오브제에 가깝다.
    지난해 출판된 이곳의 다섯 ‘피스’ 역시 평범하지 않다.
    짜임새 있는 구조와 독특한 만듦새가 특징인 피스의 책에는
    국내 작가를 해외에 널리 소개하고 싶은
    이수진 대표의 포부가 묻어 있다.
    한편 피스에서 만드는 책은
    늘 사진가,아티스트의 것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에서 흥미로운 작업을 발견하면
    디자이너와 협업해 책을 내는 식이다.
    또한 투명 필름을 이용해 청사진을 만드는 시아노타입과
    수채화 물감을 이용해 컬러 이미지를 구현하는
    검 프린트 워크숍 등을 열어 특별한 사진 경험을 제안한다.



    피스 (대표 이수진)
    주소 강남구 논현로155길 26 3층
    인스타그램 piecephoto.com
    운영 시간 14:00~20:00(월·수·일요일 휴무)



    술 마시며 작품 사기, N/A

    <N/A 굿즈. 지난해 11월 첫 번째로 열린
    라인수 작가의
    사진으로 티셔츠를 만들었다.
    6월 6일까지 열리는 마티외 베르나르 마르탱
    Mathieu Bernard Martin의 페인팅 전시 도록.

    N/A 대표 박진우의 사진집<Peach Fuzz>.
    N/A에서 출판한 라인수의 <앤지의 첫 번째 결혼Angie’s First Marriage>>

    을지로의 장소들이 그렇듯이 철공소 골목을 지나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부터 그 묘미가 시작된다.
    커피와 술을 파는 갤러리 N/A도 그러하다.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박진우,오진혁이 운영하는 이곳은
    전시 공간 한가운데에 놓인 침대부터 예사롭지 않다.
    공간 곳곳에 남겨진 오래된 건물의 흔적은
    을지로의 지역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테라스로 향하는 3층 공간에는
    이곳에서 출판하는 사진집과 굿즈,
    두 운영자의 작품을 전시하며
    N/A의 아이덴티티로 구석구석 채웠다.
    N/A(이용 불가not available)란 작품이 판매되었다는
    ‘솔드 아웃Sold Out’을 대신한 이름이다.
    이곳은 커피보다는 술, 술보다는 갤러리를 지향한다.
    공간 디자인, 네이밍,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이곳은 그야말로 ‘무심한듯 시크’하다.
    이런 곳이라면 술김에 작품 한 점 사는 일도 그럴싸하다.




    N/A(대표 박진우·오진혁)
    주소 중구 을지로4가 35 2~3층,
    인스타그램 nslasha.kr
    BI 디자인 스튜디오 힉, hxx.kr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언라벨, studiounravel.com
    가구 디자인 원투차차차,
    인스타그램 one_two_chachacha
    운영 시간 갤러리, 카페 13:00~20:00 (화~토요일),
    갤러리, 바 20:00~23:00(금·토요일, 월요일 휴무)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배, 이라선

    <마린 바스Marijn Bax의 <마Mar>.
    작가의 할머니인 마의 마지막 10년을 기록한 책으로
    얼굴을 제외한 모습으로 인물을 기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야히사 토미야스Hayahisa Tomiyasu의 <탁구대TTP>.
    작가가 독일 유학 중 머물렀던 기숙사 8층 창문에서
    내려다보이는 탁구대를 5년간 관찰한 사진집이다.

    소피 칼Sophie Cale의 <왜냐하면Par ce Que>.
    왼쪽에는 작가가 사진 찍은 이유를 적고, 오른쪽에는
    그 이유에 해당하는 사진을 꺼내 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나이절 셰프란Nigel Shapran의
    <루스의 전화Ruth on the Phone>.

    아내가 전화하는 10년간의 모습을 시간순으로 엮었다.>

    사진가 김현국과 사진 미학을 전공한 김진영이 운영하는
    사진 전문 책방 이라선은 어느 호사가의 서재를 연상시킨다.
    10평 남짓한 공간 중앙에는
    2주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는 신간들이,
    안쪽 벽에는 한 달에 한 번 주제를 정해 고른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곳의 사진집은 파리 포토, 런던의 오프프린트 등
    유명한 국제 사진 아트 북 페어에서 골라온 것이 주를 이룬다.
    이라선의 큐레이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사진사에서 중요한 작가의 작품집,
    동시대 현상을 반영한 신진 작가의 사진집,
    그리고 사진가의 책이 아니더라도
    사진에 대한 관점을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책이다.
    김진영대표는 손님들의 취향을 묻고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법한 책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이라선(대표 김진영·김현국)
    주소 종로구 효자로7길 5 1층
    인스타그램 irasun_official
    운영 시간 12:00~20:00(월요일 휴무)



    필름 생활 비기너를 위한 현상소, 일삼오-삼육

    <일삼오-삼육에서 취급하는 굿즈.
    <필름생활안내서>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현상하기까지의 과정을 50가지 단계로 나눠 설명한 책이다.
    일삼오-삼육 공간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포스터.
    포스터 디자인 오아스튜디오
    사나 비스트Sannah K Vist의 사진집.
    이진혁 대표가 사진 독립 출판물 영역에 매료된 이유다.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발행하는 사진 잡지
    <Walk>와 포스트카드 북.>


    지난 4월 오픈한 일삼오-삼육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코닥의 35mm 36컷 필름 코드에서 차용한 이름이다.
    필름 현상소이자 사진을 중심으로 한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인 이곳은
    사진 관련 굿즈, 필름, 카메라도 판매한다.
    이곳은 필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기다.
    사용자의 단순한 실수로 필름을 현상하기도 전에
    날아가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실수를 줄이고 필름 사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이진혁 대표의 <필름생활안내서> 때문이다.
    2300%가 넘는 텀블벅 후원을 기록한 이 책은
    필름 사진 입문자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귀한 책으로 유명하다.
    작은 공간임에도 이곳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시각적, 공간적 요소들도 눈에 띈다.
    초점을 조절하는 포커스 스폿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로고, 이를 확장한 공간 디자인,
    한 장으로 공간을 표현하는 포스터 등이 그것이다.




    일삼오-삼육(대표 이진혁)
    주소 중구 을지로3가 346-3,
    인스타그램 film_135_36
    운영 시간 평일 10:00~19:30, 주말 11:00~18:00
    (매달 첫째 일요일, 첫째·셋째 수요일 휴무)
    공간 디자인 소목장 세미
    BI 디자인 장형석



    근심을 잊게 하는 망각의 숲, 망우삼림

    <망우삼림에서 현상한 사진과 필름 패키지.
    윤병주 대표가 이베이에서 컬렉션한 1990년대 미국 사진.
    망우삼림에서 판매하는 빈티지 필름 카메라.>

    사진이 기록한 시간은 세월을 거듭할수록 기억을 미화시킨다.
    마치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망각의 숲, 망우삼림처럼.
    화려한 꽃무늬 커튼, 붉은 장막,
    <해피투게더>의 포스터가 한편에 기대어 있는 이곳은
    홍콩 영화 속 정서가 다분히 풍긴다.
    해가 저물고 붉은 네온사인이 켜지면 어딘가 야릇해지는데,
    여기는 필름 사진관이자 현상소다.
    스캔을 할 때는 채도와 선명도가 높은 노리츠 스캔과
    그레인의 분포로 필름의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후지 스캔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한쪽 벽에는 윤병주 대표가 이베이에서 수집한
    1980~1990년대 미국 사진들이 진열되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빈티지 필름 카메라도 판다.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와 예술을 발산하던
    과거의 살롱 문화를 표방하며 이곳을 열었다고.
    촬영이나 현상을 목적에 두지 않더라도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나는 길에 편히 들렀다 가기를 종용한다.




    망우삼림(대표 윤병주)
    주소 중구 을지로3가 346-3 3층 mangwoosamlim
    운영 시간 10:00~20:00
    (일요일은 13:00~18:00, 수요일 휴무)




    뉴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 더레퍼런스

    <이안북스에서 발행하는 도시와 일상 속 시각 문화를 읽는
    포토 에세이 시리즈 <도시 총서 #1>.

    강홍구 작가의 사진으로 6개의 표지를 구성했다.
    사진가 백승우와 링코 가와우치Rinko Kawauchi의
    <구성Composition>.

    두 사진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Index the Reference>.
    책 내용, 출판사를 구분해 인덱스한 것으로 지난해 처음 열린
    더 레퍼런스 아시아 아트 북라이브러리 행사를 기록했다.

    통의동 깊은 골목에 자리한 더레퍼런스는
    사진 전문 출판사 이안북스가 운영하는 서점이자 갤러리다.
    ‘뉴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을 표방하는 이곳의 지하는
    전시 공간으로, 2층은 서점으로 운영한다.
    또한 사진을 중심으로 한 워크숍, 포럼, 포트폴리오 리뷰 등
    다양한 행사들을 활발하게 기획하며
    사진을 중심에 둔 플랫폼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서점에는 사진집뿐 아니라 사진에 관련된 인문학 책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사진에 담긴 두터운 층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매년 ‘더 레퍼런스 아시아 아트 북 라이브러리’를 주최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의 큐레이터들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나라별 관점이 담긴 사진집을 소개하고
    담론을 펼치는 행사도 기획한다.



    더레퍼런스(대표 김정은)
    주소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1~2층

    인스타그램 the_reference
    운영 시간 11:00~19:00(월요일 휴무)
    BI 디자인 박지숙


    글 유다미 기자
    -저작권자ⓒ (주)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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