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알림설정 OFF

포스트

  • 30대 부부 세 쌍의 리얼 내 집 마련기 (주택청약, 우선순위, 경매 등)

    2019.03.27 08:59

    30대 부부 세 쌍의 리얼 내 집 마련기
    부부의 힘만으로 서울에서 정석대로 내 집 마련하는 법

    이사철이다. 내 집이 없는 세입자는 다시 짐을 싸는 시기다.
    때마다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감당할 수 없어
    다른 보금자리로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월급도 같이 오르면 좋으련만 그 소식은 함흥차사다.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노후자금을 헐어달라고 할 수도 없다.
    서울 한복판에서 내 집을 사는 건 불가능할까?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흔하지 않지만 부부의 힘으로 서울에 내 집을 장만한 사람은 분명 있다.
    연봉이 높아서도, 탁월하게 저축을 잘해서도 아니다.
    빠듯한 예산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0대 부부 세 쌍을 만나
    어떻게 내 집을 마련했는지 방법을 물었다.
    부동산 전문가에게
    올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조언도 들어봤다.



    # 01 정환나·조순제 씨 부부
    주택청약으로 성공한 보금자리 만들기

    결혼한 지 10년, 아이가 둘인 정환나 씨 부부는
    신혼을 전세로 시작해 지금도 전세로 살고 있다.
    하지만 2년 뒤면 전세와 작별하고
    정 씨 명의로 된 집으로 이사한다.
    최근 민간아파트 청약에 당첨됐기 때문이다.

    “신혼 때만 해도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어요.
    결혼하고 친정이 가까운 강서구 방화동에
    보증금 7000만원짜리 전세를 구했죠.
    아이를 낳고 세월이 흐르면서
    동네가 자꾸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논과 밭뿐이던 마곡지구에 중장비를 실은 차들이
    왔다 갔다 하더니 아파트가 생겼어요.
    동네 사람들은 그 아파트가 미분양될 줄 알았죠.
    그런데 빠른 속도로 집값이 오르더라고요.
    2013년 분양할 때는 5억이었는데
    5년 정도 지난 지금 12억이에요.
    그걸 지켜보는데 씁쓸했어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정도였죠.”

    택지가 개발되면 집값이 순식간에 뛰는 걸 확인하고 나니
    이제 정말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쓴 책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읽었다.
    돈에 관련된 책도 보고, 부동산 책도 보고,
    경제 흐름을 익힐 수 있는 책들도 봤다.

    블로그도 좋은 교과서였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빠숑’이나 ‘열정로즈’ 같은
    ‘네임드(유명한)’들이 많이 활동한다.
    그중 분양권 전문가가 강의를 한다고 해서 참석했다.
    부동산은 무주택자나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거의 없었다.
    그곳에서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전문가 상담도 받았다.
    당시 정 씨는 마곡지구 공공택지에 관심이 있었다.
    전문가에게 공공택지를 분양받을 거라고 하자
    “민간 청약을 해보자”는 답이 돌아왔다.
    정권이 바뀌면서 공공택지 전매제한 기준이
    최대 8년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란다.
    8년간 정책이나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8년 동안 묶여 있는 건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었다.
    서울에 있는 민간아파트 중 계약금이 낮은 곳을 찾아서
    청약을 넣으라는 조언을 받았다.

    보통 아파트의 계약금은 분양가의 20% 정도다.
    정 씨는 10% 내는 곳 위주로 찾아봤다.
    동대문 쪽에 계약금 10%인 아파트 청약이 떴다.
    그걸 보자마자 기회다 싶었다.
    무조건 당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당첨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다행히 청약 당첨자 명단에 올랐다.
    청량리에서 좀 떨어진 점이 아쉽긴 했지만
    변두리 지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미 경험해본 터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동대문 아파트는 분양가가 8억이다.
    계약금 8000만원을 이달까지 내야 한다.
    이후 중도금과 입주금도 준비 해야 한다.
    그간 야금야금 오른 전세금에 결혼생활 10년간 모은 돈 1억원,
    중간에 대출받은 돈까지 합해도 모자라
    남편이 회사에서 퇴직금 중간 정산도 한 번 받았다.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을 마련 중이다.

    “돌이켜보면 기회가 많았어요.
    신혼부부였을 때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렸어야 했고,
    마곡지구는 전세가 아니라 집을 샀어야 했어요.
    하지만 몰랐기 때문에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었죠.
    결과적으로 좋은 때를 잡아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미리 준비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은 있어요.
    그래서 30대 부부들에게
    작정하고 집을 사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주택만큼 위험한 건 없다고 봐요.
    꼭 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으로
    각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02 경사로다·김현석 씨 부부
    우선순위를 정하면 내 집 찾을 수 있어요

    어느 날 문득 집에 꽃을 두고 싶었다.
    화사한 꽃이 집 안을 환하게 밝혀줄 것 같아
    꽃과 함께 꽃병을 샀다.
    기분 좋게 집에 들어 섰지만 웬걸, 꽃병 놓을 자리가 없었다.
    신혼집은 33㎡(10평)도 안 되는 작은 투 룸이었다.
    ‘이렇게 좁은 데서 얼마나 더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그러다 이사를 결심한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집으로 경매통지서가 날아왔어요.
    너무 놀라서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가압류가 걸렸더라고요.
    물러설 곳이 없었죠.
    무조건 이 집을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자마자
    전셋집을 구했던 부동산을 찾아갔다.
    같은 동네에 계속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 씨가 사는 곳은 버티고개역 근처다.
    부부가 출퇴근하기 좋은 곳이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여기에 하나 더, 사생활이 보호되는 집을 원했다.
    경 씨는 자그마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들여 집을 찾아다녔다.
    드디어 원하던 집을 찾았을 때 8·2 부동산 대책이 터졌다.
    신혼부부 대출이 50%에서 40%로 낮아진 것이다.
    대출 가능 금액이 낮아지자 그 집은 못 먹는 감이 됐다.
    다시 집을 알아봐야 했다.

    그때 부동산에서 지금 경 씨가 살고 있는 집을 권했다.
    2000년에 지은 오래된 아파트였다.
    오래된 건 상관없었지만
    아파트라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을 것 같아
    애초에 배제했던 아파트단지였다.
    그런데 다시 보니 훌륭했다.

    “집 안은 바꿀 수 있지만 환경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부부가 원하는 환경이 갖춰진 집을 찾아다녔죠.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했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집도 옷을 고르는 것과 똑같아요.
    잘 입을 옷을 사는 것처럼
    내가 잘살 만한 집을 고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8·2대책 이후 매수우위지수(매도하는 사람과
    매수하려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많은지
    비교하는 지수)가 떨어진 시점이었다.
    거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바꿔 말하면 거래하기 좋은 시기였다.
    그 덕에 매도인이 제시한 가격보다 좀 더 낮춰서
    합리적인 가격에 집을 살 수 있었다.

    105㎡(32평) 아파트를 7억 정도에 계약했다.
    이제 매매대금이 필요했다.
    은행에서 매매가의 40%를 대출 받았다.
    경 씨 부부 수중에는 2억이 좀 넘는 전세금과
    결혼생활 5년간 모은 돈이 전세보증금만큼 있었다.
    차가 없었고 맞벌이 부부라 장보는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서인지 남보다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남편이 결혼 전
    지방에서 분양 받은 집을 팔아서 충당했다.

    경 씨는 부동산에 자주 드나드는 것도
    내 집을 빨리 찾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금도 부동산에 자주 가요. 한 번씩 음료수 사들고 가서
    앉아 있기만 해도 많은 걸 배우거든요.
    요즘 동네 분위기는 어떤지,
    시세는 어떤지 이런 정보들이 다 나오니까요.
    마음 맞는 사장님을 만나면 집 찾기도 수월해요.
    나에게 맞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추천해주거든요.
    요즘 부동산 앱이나 포털사이트로 집을 알아보시는 분이 많은데
    그러지 말고 부동산에 가보세요.
    비공개 매물 중에 괜찮은 매물이 많아요.”



    #03 서민성·김정국 씨 부부
    경매로 마련한 우리 가족 보금자리

    결혼 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가 2004년쯤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
    싸게 산 집이 갈수록 오르는 것을 보고 내심 부러웠다.
    2009년 결혼하면서 꼭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안 됐다.
    지금은 더 비싸졌지만 그때도 집값이 비쌌다.
    그러다 2013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집을 살 기회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직장동료 몇 명이 경매를 공부한다고 했다.
    김정국 씨는 그들과 어울려
    틈나는 대로 경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집을 사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왜 하필 경매를 택했을까?

    “경매는 법원에 경쟁입찰로
    원하는 물건을 낙찰 받는 방법이에요.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 받을 수 있어요.
    제가 경매를할 때만 해도
    시세의 80% 가격으로 집을 살 수 있었어요.
    집값이 4억이라면 3억2000만원에 집을 살 수 있는 거죠.
    그 점이 매력적이라 경매에 뛰어들었어요.”

    그 후 김 씨는 동료들과 모여
    커피를 마시거나 쉬는 짬이 생기면 매물 이야기를 했다.
    경매에 관심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보니
    정보를 모으기도 쉬웠다.
    틈틈이 실전 경매를 다룬 사례집을 보면서
    물건을 보는 안목도 키웠다.
    유튜브를 보기도 했다.
    유튜브에는 경매 고수들이 올려놓은 동영상 강의가 제법 있다.
    고수들의 입찰사례를 보면서 감각을 익히는 데 몰두했다.

    어느 날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했다.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아파트였다.
    감정가가 4억1000만원이었다.
    입찰보증금 10%를 들고 법원을 찾았다.
    그리고 3억7000만원에 최종 낙찰을 받았다.
    감정가의 90% 가격이니 나쁘지 않았다.
    경매는 낙찰을 받으면 바로 잔금을 치러야 한다.
    일반 부동산매매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4~5회 걸쳐 낼 수 있지만,
    경매 물건은 잔금을 일시에 납부해야 한다.
    낙찰을 받았으니 자금을 융통하는 게 문제였다.
    당시 전세를 살고 있던 터라 전세보증금이 묶여 있었다.
    은행에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중도금 상환 수수료 등 이자를 따져가며
    가장 저렴하게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서 상환했다.
    이자를 갚느라 저렴하게 집을 산 이점을 날리기 싫어서였다.

    그해 3월 낙찰을 받고 한 달 후 잔금을 치렀다.
    문제는 점유자를 내보내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경매를 찝찝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점유자와 언성이 오고가는 것 때문이다.
    김 씨는 경매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각오하고 있었다.
    점유자와 실랑이를 피하려면 방법이 있다.
    비교적 좋은 케이스로 경매에 나온 물건을 찾는 것이다.
    한 예로 악성채무가 5억인 사람이
    4억에 집을 내놓고 빚을 해결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집을 정리하는 게 이로운 물건을 찾으면
    점유자와 갈등을 피할 수 있다.
    다행히 김 씨의 경우 점유자가 6월에 집을 비워줘서
    한 달 뒤 무사히 입주할 수 있었다.
    경매로 산 집에서 산 지 3년째에 접어들었다.

    “제 사례를 보고 경매에 도전해서
    낙찰을 받은 사람이 제법 있어요.
    집뿐 아니라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도 있더라고요.
    편견만 버리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게 경매에요.
    그렇다고 무작정 달려들어서는 안 됩니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경매 낙찰가율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하죠.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경기가 좋으면 낙찰가율이 올라가요.
    이런 흐름을 살피면서 공부하면 적정 시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부동산 전문가가 말한다. 2019년은 내 집 마련 적기?


    문재인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다.
    부동산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말이 많다.
    시장이 위축됐다느니, 경기가 나쁘다느니 하는 말이
    뉴스만 틀면 쏟아진다.
    지금이 집을 사야 할 때란 말인지
    기다려야 할 때란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에게 물었다.

    Q 올해 집을 마련하는 게 좋을까?
    작년 발표된 9·13 부동산대책으로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했다.
    투자자들 발이 묶였다는 소리다.
    강남처럼 소위 노른자 땅에 급매물이 나와도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힘들다.
    대신 무주택자나 실거주자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
    투자자와 경쟁할 필요없이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아서 구매할 수 있어서다.

    Q 무주택자나 실거주자가 올해 눈여겨볼 곳이 있다면?
    은평구, 청량리나 강남 등
    분양을 앞둔 재건축 재개발 단지에 관심을 가져라.
    자금이 없다면 그런 단지에 청약을 넣는 게 좋고,
    자금 여유가 있다면
    입주권을 사서 조합원이 되는 것도 방법이다.
    많은 사람이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위험하게 생각하는데,
    청약이나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거나 위험부담은 같다.

    Q 당장 밑천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밑천이 없으면 지금부터 돈을 아껴야 한다.
    경제공부를 하면서 하락장에 대비해야 한다.
    시장을 보는 눈이 없으면 좋은 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그래서 대비해야 한다.
    입시 공부하듯 공부해야 한다.
    공부해야 실수도 줄일 수 있고 물건을 보는 안목도 생긴다.
    그래야 내 집이 될 확률이 높은 곳을 찾을 수 있다.

    Q 청약점수가 낮고 종잣돈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징검다리를 밟고 올라가면 된다.
    먼저 도토리투자를 한 다음
    호박투자로 다음에 큰손투자로 넘어가는 식이다.
    마음에 드는 A를 구할 자금이 부족하다면
    급을 낮춰 B를 사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내가 평생 살 집을 꼭 구해야 한다는 마음을 일단 내려놓으면
    있는 자금으로 대출이 나온다는 장점이 보인다.
    이 점을 살려 돈을 불릴 징검다리용 투자부터 시작하는 것도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Q 공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되나?
    부동산 사이클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정책을 공부하면 된다.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정책 담당자들이 쓴
    책이나 논문을 보면
      앞으로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다.
    미시경제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다.
    돈의 흐름을 보고 마인드를 배웠으면
    지역이나 종목 등 디테일하게 공부하면 된다.


    취재 장가현 기자
    -저작권자ⓒ (주)조선뉴스프레스 여성조선 3월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TOP